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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의 시선】정성 가득한 가정요리

고바야시 마사키 /[번역]강지혜 기자입력 : 2020-11-24 11:07
극진한 손님 대접
“집에서 먹는 요리가 역시 제일이예요.” 지금까지 어디서 먹은 요리가 제일 맛있었냐고 인도인에게 물어보니 이러한 답이 이구동성으로 돌아왔습니다. 인도인에게 있어 가정요리는 다른 무엇으로 대체할 수 없는 소중한 것입니다. ‘집에서 먹는 카레’가 맛있게 느껴지는 것은 일본인으로서도 알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입니다만 본 고장 인도의 경우에는 맛 외에도 조금 더 깊은 이야기가 있는 듯합니다.
 

“인도 요리는 매운 이미지가 있지만 가정요리는 전혀 맵지 않습니다.” 라고 말하는 필자 (사진= 고바야시 마사키)

일본에서는 회식이나 친구들 동창회 등 어딘가에서 모임을 가지려고 하면 이자카야 혹은 카페 등외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도의 경우 이러한 모임의 장소는 주로 집이 됩니다. 소중한 손님을 집으로 초대해 대접하는 것이 오래전부터 미덕으로 여겨지고 있어 향응의 장으로서 가정을 특히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전 회에서 소개해드린 것처럼 인도 외식산업의 급성장세는 놀랄만한 것입니다만 어디까지나 ”귀한 손님은 집에서 대접한다” 라고 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인식입니다. 일본계 기업의 주재원도 인도인 비즈니스 파트너로부터 집에 초대받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번 회에서는 그렇듯 인도인의 집에 초대되었을 때 대접받는 요리 및 조리환경 종교관에 따른 그들만의 식사매너, 약속 등 알아두면 좋을 가정요리의 문화를 소개합니다.

■가정방문시의 선물 과자상자는 피하는 편이 좋다.
 

주방은 여성의 성역 (사진= 고바야시 마사키)

집에 초대되었을 때 먼저 신경써야 할 것은 바로 선물일 것입니다. 종교적 규율을 중요시하는 사람이 많은 인도에서는 동물성 식품 및 알코올이 들어간 음식을 섣불리 권해서는 안됩니다.

또한 인도인이 달콤한 것을 좋아한다고 해서 고향의 과자점에서 포장한 과자세트를 선물하는 것도 일본과는 다르게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보수적인 인도인 중에는 자신보다 카스트(인도의 신분제)가 낮은 사람들이 만든 요리를 먹지 않는 전통이 있습니다. 누구의 손으로 만들었는지 모르는 음식은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계절과일 등은 비교적 누구에게나 환영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선물을 전하고 가족들과 인사가 어느정도 끝나면 과일주스와 짭짤한 스낵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달콤한 차이(홍차)는 식후에 마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을 무렵 부엌에서는 여성들이 손님께 대접할 요리를 준비합니다.

인도에서 옛날부터 부엌일을 담당하는 것은 아내의 역할. 부유층의 경우에는 부엌일을 담당할 가정부를 여럿 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도우미가 하는 일은 어디까지나, 재료의 껍질을 벗기거나 써는 등의 식재료의 밑준비로 간을 맞추는 등의 최종적인 완성은 부인이 하는 경우가 많은 듯합니다. 또한 각자의 능력을 파악하여 업무를 분담하는 것도 부엌일을 담당하는 사람의 중요한 기량이라고 여겨집니다.

한편 남성들은 기본적으로 이러한 작업에 관여할 수가 없습니다. 그들만의 종교관에 기한 생각인 것 같습니다만, 보수적인 가정 중에는 현재까지도 남성이 부엌에 들어가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는 곳조차 있습니다.

'남자는 주방에 들어가지 않는다'란 중국에서 전해진 고사를 바탕으로 한 일본의 오래된 관용구입니다만, 남자가 주방에 있는 모습이 낯설지 않은 요즘의 일본에 비하면 인도에 어울리는 표현이라고 생각됩니다.

남성의 일은 집 밖으로 한정됩니다. 음식에 관한 남자의 일이라고 하면 고작 식재료의 장보기 정도일까요? 야채시장에서 장바구니를 들고 있는 아저씨들의 모습은 인도에서는 아주 일상적인 풍경입니다.

■오른손만을 사용해 찢는 빵 식사시의 매너
 

북인도 가정요리의 주 메뉴 튀긴 빵 ’푸리’ 갓구운 빵을 부엌에서 가져온다. (사진= 고바야시 마사키)

그러는 동안에 맛있는 냄새가 나고 요리가 내어져 왔습니다. 땅덩어리가 큰 인도에서는 지역에 따라 가정요리도 크게 차이가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도심부 델리가 있는 북인도의 가정요리를 예로 들도록 하겠습니다.

테이블에 놓여지는 것은, 삶은 콩 수프인 달, 발효식품인 아차르, 철판에 구운 얇은 무발효빵인 차파티 혹은 같은 생지를 기름에 튀긴 빵인 푸리, 향미로 지은 바스마티·라이스, 주된 야채는 향신료 볶음 서브지 몇종으로 재료는 가지, 오크라, 감자, 콜리플라워 같은 계절의 야채입니다.

또한 파니르 라고 불리는 커티지 치즈도 자주 나오는 메뉴입니다. 채식주의자가 많은 인도이지만유제품은 소의 성스러운 은혜로 여겨져 적극적으로 소비되고 있는 듯합니다.

푹 삶은 가지, 나물 등과 함께 볶아서 만든 네모난 파니르. 치즈의 쫄깃쫄깃한 맛이 일품이며, 차파티, 푸리 같은 빵 종류와 잘 어울립니다.

가정 요리는 외식 요리와는 달리 강한 자극으로 손님을 모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맥이 빠질 정도로 맵지 않습니다.

차파티는 만들어 두었다가 먹지 않고 갓 구운 것을 한 장씩 받습니다. 그것도 한 장 다 먹을 때를 봐서 그때마다 추가해 줍니다. 이는 푸리를 먹을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차파티의 표면에는 마치 빵에 버터를 바르는 것처럼, ‘기’라고 불리는 정제 버터가 듬뿍 발라집니다. ‘기’는 비싼 것이지만, 흘러내리도록 바르는 것이 손님을 대접하는 마음가짐으로 여겨집니다.
 

탁상에 늘어선 주된 채소류인 '서브지' (사진= 고바야시 마사키)

인도에서 가장 주요한 종교인 힌두교에서는 ‘기름은 정성이 가득하다(오염이 적다)’고 여겨져 채식주의자일수록 자주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완전한 채식주의자임에도 불구하고 비만인 사람이 인도에 많은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테이블 위에는 대개 숟가락이나 포크가 준비되어 있지만 차파티와 같은 빵 종류는 손으로 뜯어서 먹게 됩니다. 이 때에 직접 베어먹는다거나 양손으로 뜯는 등의 행위는 매너에 어긋나는 행동으로 여겨져 오른손만으로 뜯는 것이 좋다고 여겨집니다.

입에 넣기 좋을 만큼의 크기만 엄지와 검지로 잡고, 나머지는 중지 이하로 고정하여 잡아 그 작은 조각으로 서브지를 싸서 먹습니다. 손으로 먹는 데에도 이러한 매너가 필요한 것입니다.

요령을 터득하면 스푼을 사용해서 먹는 것보다 편하게 먹을 수 있고 음식의 부드러움이나 따뜻함도 다이렉트하게 전해져와 더욱 맛있게 느껴진다고 인도인은 말합니다.

이렇게 여러장의 차파티를 먹으면 마지막에 시나몬 혹은 카다몬과 함께 지은 바스마티・라이스가나오고 식사를 마치게 됩니다.

이러한 요리를 손님이 “더는 못먹겠어요!” 라고 할때까지 권하는 것이 인도 가정에서의 일반적인대접의 모습입니다.

■외식을 할때는 느낄 수 없는 가정의 친절함과 정중함
 

북인도 지역의 부엌에서 차파티를 만드는 여성. 인도에서는 장작불을 가스불보다 선호한다. (사진= 고바야시 마사키)

부엌에는 보통 접시를 세로로 세워 보관할 수 잇는 스테인리스의 식기장이 있다. (사진= 고바야시 마사키)

남인도 지역 가정의 부엌 (사진= 고바야시 마사키)

같은 남인도 가정집의 부엌. 선반에는 향신료 및 말린 콩이 무질서 하게 놓아져 있다. (사진= 고바야시 마사키)

이렇게 남편이 손님을 응대하면서 식사를 하는 동안 아내는 부엌에서 가정부에게 지시를 내리고, 요리를 마무리하며, 다 되면 손님들 사이로 바쁘게 나릅니다. 특히 손님이 남성만 있을 경우에는 동석해서 이야기하는 일도 없고, 어떻게 보면 상당히 남성 우위로도 보입니다.

인도에서는 집안과 밖의 일을 철저히 구분하고 각각 남녀가 역할 분담하여 서로 간섭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습니다. 그것이 전근대적인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이 땅에서 오랜 세월에 걸쳐 길러진 문화이기도 합니다.

초대된 손님을, 마치 하늘에서 보내주신 신과 같이 위하는 상차림으로 아무것도 시키지 않는 것이 인도식의 대접. 우리는 그 문화에 경의를 표하며, 과한대접에 몸을 맡기면서 정성스러운 가정요리를 감사히 먹읍시다.

정성을 들여 만든 가정의 맛에서는 외식 요리로는 절대 낼 수 없는 부드러움과 정성이 전해집니다. 그리하여 글의 첫머리에 소개한 '집에서 먹는 요리가 제일'이라는 인도 사람들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저자소개>

小林真樹(고바야시・마사키)

인도의 식기 · 조리기구의 수입 도매 업을 주로 하는 ‘유한회사 아시아 헌터’의 대표. 1990년경부터 인도 여행을 시작했다. 이후 매년 인도를 방문. 최대 관심사는 인도 대륙의 식문화. 식기의 매입을 겸하여 인도의 대륙 각지를, 영업을 하며 일본의 전국 각지를 샅샅이 돌며 식도락하고 있다. 근저로는 ‘일본속의 인도아시아대륙 음식기행’(아사가야 서원) , ‘식도락 인도’(여행인)이 있다.

※특집 ‘프로의 시선’은 아시아 경제를 보는 NNA의 무료매체 ‘NNA 칸파사르’ 2020년 11월호 에 게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