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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본 맥주 수입 회복세... 점유율 경쟁 치열할 듯

시미즈 타케시 기자/ [번역] 이경 기자입력 : 2021-03-19 15:06

[서울 시내 대형 슈퍼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는 삿포로 맥주와 에비스 맥주. 완만하기는 하나, 점차 한국시장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 맥주 =서울, 3월 18일 (사진=NNA)]


2019년에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직격탄을 받은 '일본 맥주'의 한국 수출이 점차 회복되고 있다. 불매운동으로 인한 급격한 하락의 반동이라는 측면도 있으나, 코로나 사태로 '집콕 혼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일본 맥주를 찾는 소비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회복요인으로 보인다. 다만 일본 맥주 공백기에 중국산 맥주가 점유율 확대에 성공해, 불매운동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기 위해서는 안정된 한일관계 뿐만 아니라, 외국산 맥주간의 치열한 경쟁도 예상된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의하면, 일본 맥주의 한국 수입량은 지난해 8월 전년 동월 대비 증가로 전환된 이후, 매월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 1월 수입량은 1072.2톤으로, 전년 동월의 7.7배까지 급증했다. 일본 맥주의 한국 수입량이 1000톤을 웃돈 것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된 2019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일본 재무성이 매월 발표하고 있는 무역통계에서도 맥주의 한국 수출량 증가세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전년 동월의 약 140배인 13만 9505ℓ를 한국에 수출한 이후, 12월까지 4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올 1월에는 66.1% 감소하는 등 재차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4월부터 여름에 걸쳐 수출이 늘어나는 맥주의 특성상, 재차 증가로 전환될 공산이 크다.

일본 맥주는 캐주얼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와 함께 불매운동의 주요 타킷이 되기도 해, 수입량 재증가에 대해서는 한국 언론도 주목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되살아나는 일본 맥주'라는 헤드라인으로 일본맥주 수입량 증가 소식을 전했다.

■ 코로나 사태 '집콕 혼술' 늘어
일본 맥주 수입량이 증가하고 있는 요인으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빼놓을 수 없다. 외식을 꺼리고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집콕 혼술'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고, 일본 맥주가 그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불매운동 이전부터 일본 맥주를 즐겨 마셨다는 조유진(30대 여성)씨는 "'(한국에는) 일본 맥주가 맛있다'는 이미지가 확고하고, 집에서 마실 경우 주변시선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까 일본 맥주를 사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본 맥주가 주춤한 사이, 중국 맥주가 무서운 기세로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오른쪽은 연변지역에서 생산된 조선족들이 많이 찾는 '진달래 맥주' =서울, 3월 18일 (사진=NNA)]


편의점과 대형 슈퍼마켓에서 일본 맥주 '묶음 판촉 행사'를 재개한 여파도 반영됐다. 한국에서는 주로 수입맥주를 '4개 만원(약 960엔)' 등 복수로 묶어 팔며, 할인해주는 판매방식이 널리 이용되고 있다.

이와 같이 국산 맥주와 가격 차이 없이 살 수 있다는 이점이 수입 맥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주 요인이나, 일본 맥주는 불매운동 이후 묶음 판매 대상에서 제외됐다. 최근 들어 일본 맥주도 묶음 할인 판매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에, 일본 맥주의 가격 경쟁력도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수위탈환 걸림돌은 중국 맥주
통계상으로는 일본 맥주가 회복궤도에 진입하고 있으나, 불매운동 이전의 명성을 되찾기에는 아직까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2018년 일본 맥주 수입량은 8만 6676톤으로, 점유율 1위(22.3%, 수입량 기준)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불매운동이 일어난 2019년에는 점유율이 3위(13.1%)까지 하락했으며, 이마저도 지난해에는 10위(2.3%)까지 고꾸라졌다.

일본 맥주가 부진을 겪고 있는 동안, 점유율을 꾸준히 늘린 맥주는 네덜란드와 중국, 벨기에산이다. 특히 중국산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중국 맥주의 점유율은 2018년 14.0%에서 2019년 16.2%로 확대됐으며,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의 영향으로 전체 맥주 수입량 자체가 대폭 줄어 15.5%로 다소 후퇴했으나, 올해 1~2월은 24.7%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 대형 슈퍼마켓의 맥주 코너에는 중국 맥주의 존재감이 눈에 띄게 커졌다. 이전부터 한국에서도 지명도가 높았던 '칭타오(青島) 맥주' 뿐만 아니라, '하얼빈(哈爾浜) 맥주'와 '베이징 얀징(北京燕京)맥주' 등 지금까지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브랜드도 늘었다. 또한 연변지역 조선족 브랜드인 '진달래 맥주'도 판매되고 있다.

한편,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일본 맥주는 산토리의 '프리미엄 몰츠' 등 일부 상품이 진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소비자들도 "일본 맥주 종류가 줄어들어 매우 아쉽다"(조유진씨)는 반응이다. 일본 맥주가 이전 점유율을 재탈환하기 위해서는 불매운동이 전정되고, 판매되는 일본 맥주의 종류도 다시 늘려나가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