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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취재 노트】 코로나의 영향으로 생선과 쌀을 물물교환

[번역]강지혜 기자입력 : 2021-06-08 11:32
태국사회 공조의 힘
태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1차 유행 이후 1년.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록다운(도시봉쇄)을 포함한 강권적 대책을 내놓았다. 시민이나 지역사회, 기업은 경제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연구한 식량의 물물교환이나 나눔 등을 실시. 사람들의 공조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NNA편집국 편집위원 쿄오쇼오 히로유키)
 

나누는 선반 '투우 팡 숙' = 태국 (사진= 투우 팡 숙 공식 페이스북에서)

「I Wanna wish your merry christmas」 2020년 12월말 태국의 최대 휴양지인 남부 푸켓 섬의 상업시설의 대부분의 세입자가 문을 닫았다. 손님은 손에 꼽을 정도이고, BGM만이 공허하게 울린다. 대목이 되었을 연말연시. 환락가로 유명한 파통비치 인근 방글라 거리의 고요함도 예사롭지 않았다.

배차 앱으로 부른 차는 승용차가 아닌 투어객용 밴이었다. 운전사 남성은 해변에 관광객이 없어 이제는 일본인 주재원 골프객에 의존하고 있다며 쓰디쓴 농담을 던진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발생으로 외국인 여행자가 격감해, 한적한 푸켓 섬의 환락가 방글라 거리=2020년 12월, 타이·푸켓현 (사진= NNA 촬영)

피부로 직감되는 고용 사정의 어려움. 푸켓 현의 2020년 3분기(7~9월) 실업률은 9.1%로 1분기 1.5%에서 급격히 악화됐다. 실업자 수는 5.6배로 불어났다.

한편 농업·임업·어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전분기 대비 50% 증가. 어떻게든 연명해나가기 위해 제1차 산업에 일자리를 요구하는 움직임을 볼 수 있다. 푸켓 섬은 2004년 12월 발생한 수마트라 지진으로 지진해일(쓰나미) 피해 이후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생선 1kg 쌀 5kg 어민과 농민이 물물교환
 

카렌족 사람들의 쌀과 교환하기 위해 건어물을 만드는 차오레 사람들 (사진= 춘청 태국 파운데이션 제공)

이 관광의 섬에서 코로나의 어려움을 극복한 이들이 있다. 태국어로 바다의 백성을 뜻하는 차오레(모켄족)로 불리는 소수민족이다. 푸켓현이나 남부의 팡가현, 크라비현 등 안다만해 바다의 섬이나 연안에 산다.

고기잡이로 살아가는 어민들은 지난해 3월 록다운으로 사람의 왕래가 끊기자 판로와 현금 수입을 모두 잃었다. 일부는 국가가 발행하는 신분증을 갖고 있지 않아 급부금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잡은 물고기를 약 1,200km 이상 떨어진 태국 북부 동북부의 소수민족이나 농부들이 수확한 쌀과 맞바꾸는 일에 나섰다. 물물교환은 차오레와 무토지 영세농가들을 지원하는 단체 춘천 태국 파운데이션의 마이트레 대표가 제안했다.

차오레 사람들에게서 “물고기는 제공할 수 있습니다만 무슨 방법이 없겠습니까.”라며 도움을 요청받은 마이트레씨는 북부에 사는 소수민족인 카렌족과 연락해 생선과 쌀을 교환할 것을 제안했다.카렌족은 통상 쌀을 자취용·판매용·나눔용 등 3가지로 나눠 생산하기 때문에 교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산악지대에 사는 카렌족도 록다운으로 해산물이 손에 넣기 어려워진 적도 있어, 제안은 성사되었다. 시장을 통하지 않고 화폐를 사용하지 않는 교환 비율은, 건어물 1kg 당 쌀 5kg로 했다. “실제로는 카렌족의 사람이, 2kg의 생선에 대한 후의로 15kg의 쌀을 보내 주었습니다.” (마이트레씨)

교섭은 카렌족과 최초로 시작했지만, 실제 교환은 별도로 제안을 해온 동북부 야소톤현의 농가와 20년 4월에 개시. 이후 북부의 치앙마이, 매홍선, 난, 랑팡, 치앙라이, 수린, 우본라차타니 각 현의 사람들이 쌀 교환에 응했다.

마이트레씨에 의하면 교환은 약 10회, 차오레에는 60톤에 이르는 쌀이 전달되었다. 수송 수단으로는 훈련비행하는 태국 공군의 항공기와 개인 택배사업자, 코끼리 수송용 차량 등을 사용했다.

또한 민간기업 2개사로부터도 쌀과 생선의 교환 신청이 있어, 이때는 쌀이 아닌 비누나 세제 등과 교환했다.

그리하여 어민들은 농민을 도와가며 화폐를 사용하지 않고도 록다운이라는 최대의 위기를 극복했다. 지역에 따라서는 야채와 과일을 교환하는 등의 대응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는 물고기와 쌀 교환 프로젝트의 성공은 태국이라는 나라에는 서로 도와주면 어려움 속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사회가 있으며 태국인이 가진 뛰어난 인간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교환을 위한 식량의 무게를 재는 주민 (사진= 춘청 태국 파운데이션 제공)

■행복을 나누는 무인 선반, SNS를 통해 확산되다.

필요한 만큼을 가지고 돌아가시고, 나눌 수 있는 것이 있으면 놓아주세요. 록다운이 시작된 지 한 달 만인 지난해 4월 27일 수도 방콕 4곳과 동부 라욘현 1곳에 나눔의 선반이라고 적힌 무인선반이 생겼다.

자원봉사자들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저장 가능한 인스턴트 국수, 통조림, 종이팩 음료 등을 선반에 올려놓았다. 기부 받은 식량은 누구나 가져갈 수 있다.

이를 본 지역 주민들은 무인선반에 차례로 물 쌀 야채 계란 과자 조리된 음식과 치약 등 생활용품을 올려놓았다. 선반은 투우 팡 숙(행복을 나누는 선반)으로 불렸다.

SNS에 선반에 대한 동영상이 올라오자 순식간에 확산됐고 시민뿐 아니라 민간기업과 공공기관도 곳곳에 선반을 설치했다. 불과 5일 후에는 전국 77도현, 그룹이 파악하는 한 800개소 이상으로 확대됐다.

해당 기획을 한, 비즈니스 컨설턴트 스파킷씨는 “곤란하면 누구라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누구나 나눌 수 있다.”고 말한다.
 

선반에 기부된 식량은 누구나 가져갈 수 있다. (사진= 투우 팡 숙의 공식 페이스북에서)

선반의 식량은 저장할 수 있는 것을 중심으로 신선품이나 반찬도 자주 볼 수 있다. (사진= 투우 팡 숙의 공식 페이스북에서)

아이디어는 미국에서 2016년도에 설치된 인근 주민들의 식량 불안을 돕는 기부 선반 리틀 프리 팬트리를 참고했다. 기부 등을 통해 덕을 쌓는다고 여겨지는 불교의 탄붕(喜捨)과 비슷하다는 생각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태국에서는 사원이나 민간기업, 각종 단체가 식량을 제공하는 구빈사업이 자주 이뤄진다. 반면 나눔 선반은 가정에서 남는 물건을 나눠 먹는 감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이 구빈사업과 다른 점이라고 한다.

“나누는 행위 자체는 태국의 사회와 문화에 근거한 것이다. 예전에는 인근 주민들과 직접 만든 음식이나 시장에서 산 식품을 나눠 가졌다. 행복을 나누는 선반은 태국인의 친절함을 나타내는 장소가 되었다.”(스파킷씨)

■일본계 기업도 지원 참여, 태국인 정신에 감탄

일본계 기업에도 나눔 선반에 대한 지원의 폭이 넓어졌다. 캐논의 태국 판매 자회사인 캐논 마케팅(타일랜드)의 요코타 히로시 사장에 의하면, 선반의 존재를 안 사원들이 뜻을 모아 기부하는 물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직원들은 보존식, 물, 화장지, 치약, 생리용품 등을 집에서 혹은 구입해서 가지고 왔다. 그리고 방콕 본사와 지점의 종업원이 방콕, 방콕 서교 사콘현, 치앙마이현의 합계 39개소의 선반을 몇주간에 걸쳐 돌아, 골판지 약 70상자분을 전달했다고 한다.

동사는 사회공헌 활동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번은 사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시작된 활동이었다고 한다. 태국이 5번째 주재국인 요코타 사장이지만 “직원들로부터 자발적으로 우리도 이 활동을 하자는 얘기가 나왔다. 태국인의 호스피탤리티 정신에 정말 감탄했다.”고 회고한다.

태국은 소득의 격차가 큰 나라로 알려졌지만, 스파킷씨는 “나눔의 선반에서는 소득의 크기에 관계없이 누구나가 협력했다.”라고 이야기한다. 수입이 줄어 들어도 식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절도등의 범죄를 억제할 수 있던 것이 아닌가라고도 지적한다.

태국에서는 여전히 소득의 재배분에 대해 큰 과제가 남아있다. 그러나 수치로 가늠할 수 없는 공조가 코로나로 인해 모습을 드러낸 것 또한 사실이다.

※특집 「아시아 취재 노트」는, 아시아 경제를 보는 NNA의 무료 매체 ‘NNA 칸파사르’ 2021년 5월호에 게재하고 있습니다.